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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41. 도인법사비(唐, 歐陽通)

향수산인 2009. 6. 11. 06:39
 

 

41. 道因法師碑(唐, 歐陽通)


구양순 글씨를 배우는 것이 가장 어려워 이를 통해 대성한 사람이 거의 드물다.  구양통은 구양순의 기초 위에서 독창적인 면모를 이룬 서예가로 ‘소구양(小歐陽)’이라 불렸다.

구양통(歐陽通, ?-691)의 자는 통사(通師)이고 담주임상(潭州臨湘, 지금의 湖南省 長沙) 사람이며 구양순의 넷째 아들이다.  일찍이 난대령(蘭臺令)을 지냈기 때문에 사람들이 ‘구양난대(歐陽蘭臺)’라고 불렀다.  그는 무측천이 아들을 태자로 삼으려고 하는 것에 반대했기 때문에 하옥되어 죽임을 당했다.  그는 어려서 아버지를 잃고 모친인 서씨에게 글씨를 배웠다.  모친은 그를 격려하기 위해 매번 돈을 줄때마다 이는 부친의 글씨를 팔아 얻은 것이라고 말했다.  구양통은 이에 힘써 부친의 글씨를 모방해서 드디어 명가가 되어 부친인 구양순과 이름을 나란히 하게 되었다.  전해지는 작품으로 <도인법사비(道因法師碑)>와 <천남생묘지(泉男生墓誌)>가 있다.

<도인법사비>는 당나라 용삭(龍朔) 3년(663)에 세웠으며 이엄(李儼)이 글을 짓고 구양통이 글씨를 썼다.  행마다 73자씩 34행을 썼고 비액은 해서로 ‘故大德因法師碑’라고 쓴 7글자가가 있다.  이 작품은 구양통의 가장 유명한 대표작으로 특히 필력이 굳세고 험절하여 더욱 소중한 대접을 받고 있다.  현재 서안의 비림에 있다.

구양순과 구양통 부자의 작품을 비교해보면 굳세고 험절함이 대략 같은 것을 제외하고 어떤 용필과 서풍에서는 이미 각자의 개성이 나타나고 있다.  이것을 보면 구양통이 가법을 이었다고 해서 그의 예술성을 부정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겠다. 

이 비의 특징은 용필이 매우 무겁고 대부분 측필로 붓을 일으켜 봉망을 모두 드러내면서 붓끝의 한 변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행필은 과감하게 나아가다 필획을 무겁게 거두었는데 특히 주된 가로획이 그러하다.  기필은 뾰족한 깃털처럼 하고 수필은 무겁게 누르거나 혹 밀치는 법을 사용했다.  비록 크게 드러내어 우아함이 결여된 병폐가 있지만 강경한 가운데 필력이 볼만하다.  세운 별획은 위를 세우고 아래를 삐치는 법을 고수하여 필세를 펼치고 기운과 도량을 웅장하고 강하게 했다.  꺾음은 내엽법을 사용했고 또한 제안(提按)의 폭을 크게 하여 능각을 두드러지게 하면서 때때로 법도를 나타내는 필획이 있다.  이는 봉망을 크게 드러내는 것 이외에 구양통이 구양순 용필을 또 다른 극단으로 바꾸어 근골을 더욱 밖으로 드러낸 것이기도 하다.  이는 마치 하소기가 『간주초당문초(柬州草堂文鈔)』에서 “구양통의 글씨는 가법을 닮았으며 능각이 있으면서 험경하고 가로획이 두드러진 곳은 때때로 구양순을 능가한다.  구양통은 예서의 예스러움에 깊게 물들어 중후하고 견고하여 드디어 본가의 최고 필획을 이루었다.”라고 한 말과 같다.  이로부터 구양통은 독특한 용필 방식을 형성했다. 

글씨의 형세에서 구양순은 방종하고 준험하며, 구양통은 가로로 표일하다.  글자체는 너그럽고 넓적해 예서의 풍격에 가깝다.  주된 가로획과 별날(撇捺)은 때때로 매우 넓게 펼치고 세로획은 조금 짧게 하며 위아래는 정갈하고 조밀하면서 중심은 비교적 낮게 잡았으니, ‘制文’, ‘法’ 등의 글자가 그러하다.  이외에 구양통은 이 비를 쓸 때 먼저 비문 전체의 안배를 잘 한 뒤에 가로로 썼다.  그러므로 상반부는 비교적 성글고 산만하며 하반부는 긴밀하게 맺어 최고로 아름다운 서예 수준을 발휘했고 고졸한 것을 미로 삼았다. 

구양통이 용필과 결체에서 독특한 면모를 보였기 때문에 서풍에서도 구양순과 다른 면이 있다.  구양순은 비록 근엄하고 험절하게 썼으나 보기에는 비교적 가볍고 자연스럽다.  구양통은 이와는 달리 필획마다 굳세게 하였으며 필세 또한 비교적 긴장감이 있도록 했다.  위로 삐치는 획과 아래로 꺾는 획은 험준하여 창과 같이 삼엄하고 굳세어 아리따운 맛이 적으며 근력을 나타내지 않아 한가롭고 우아함이 결여되어 있다.  그러므로 “마치 병든 유마(維摩)처럼 높은 품격에 가난한 선비와 같아 미간에서 풍상(風尙)의 기가 있다.”라는 평가를 듣는다.

출처 : 한국서학연구소
글쓴이 : 한국서학연구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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