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곡갤러리/귀거전원
고라니의 횡포
향수산인
2011. 9. 13. 04:09
우째 이런 일이!!!
주변에 고라니가 출몰한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우리 밭은 그래도 산에서 찻길을 건너야 하고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 옆이라
별 탈이 없겠지 생각했었지요.
추석전에 아내가 밭에 갔다오더니
고라니가 땅콩과 옥수수밭을 건드린 것같다길래
좀 훼손을 해놓았나 싶었지요.
오늘 시간이 조금있어
잡초나 뽑는다고 들렀더니
이렇게 심각할 줄이야
아내에게 사진을 보여주니
그전보다 얼마나 더 심각해졌는지
기가막혀 하더군요
밤중에 몰래 왔다가는 것 같으니
사진을 찍기도 어렵고
설령 사진을 찍는다 해도 처벌할 수도 없고
이 녀석들이 글을 알리 없으니
"나 먹을거라도 남겨줄래?"
써붙일 수도 없고
그저 황당하여 웃음만이 나옵디다.
솔캠프님이 장소만 가르쳐주면 서리하러 온댔는데
이놈은 장소도 가르쳐주지 않았는데
솔캠프님보다 선수를 쳤습니다.
이놈들은 멀리서도
곡식익은 냄새를 맡나봐요.
녀석들도 추석 대목이니
차례상도 차리고
오시는 손님들도 대접하고
추석선물도 보내고
오랫만에 멀리서 온 자식들 보따리도 싸주어야 하니
시장을 자주 많이 봐야 했었나봐요.
그래도
가져가도 조금만 가져가지
이렇게 초토화시킬 줄이야!!!
올무나 로드킬에 동료를 잃은
고라니들의 반격인가요?
며칠후면
고구마와 여물어가는 콩도
남아나지 않을듯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