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곡갤러리/전서작품
세한연후
향수산인
2011. 10. 31. 20:02
歲寒然後知松栢之後彫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건실한 사람들 중에 세상이 자신의 진가를 몰라준다고 원망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런 마음이야 사실 인지상정(人之常情)이지요. 자신이 한 훌륭한 일이 그때그때 성과를 내고 평가가 이뤄진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세상이 꼭 그렇게 돌아가지는 않다보니, 노력하며 살아가는 것을 어리석은 짓이라고 푸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운을 내세요. 여러분이 진실로 열심히 살아 진가를 이뤘다면 하늘이 알고 땅이 알아줍니다.
다만 알아주는 데 시간이 좀 걸릴 뿐이지요. 논어 자한편(子罕篇)에서 ‘歲寒然後知松栢之後彫(세한연후지송백지후조)’라는 공자의 말씀이 나옵니다. “추워진 후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시들지 않는 것을 안다”는 이 말씀은 어려운 상황이 돼야 사람의 진가가 드러난다는 뜻입니다. 여러분의 숨은 노력이 빛날 순간이 반드시 옵니다.
※ 오늘의 글씨체는 소전(小篆)입니다. 소전은 전서의 하나로 ‘대전(大篆)’과 상대적인 말입니다. 진시황이 중국을 통일한 뒤에 제(齊)ㆍ초(楚)ㆍ연(燕)ㆍ한(韓)ㆍ조(趙)ㆍ위(魏)의 육국에서 통행했던 문자를 없애고 이사 등이 대전을 근거로 해 정리해서 만든 글자체입니다. 소전은 진나라에서 시작됐기 때문에 ‘진전(秦篆)’이라고도 하고 대부분 이사가 소전을 창제했기 때문에 ‘사전(斯篆)’이라고도 부릅니다.